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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 아일랜드를 한바퀴 돌고, 리버풀에서 BATH를 거쳐 런던까지 9박10일
  • 2026-07-04 177조회작성자 : 유정화
  • 여행 4일째. 오늘의 목적지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절경, 모허 절벽(Cliffs of Moher)이었다. 대서양 연안에  펼쳐진 이곳은 아일랜드에 왔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찾는 명소다.
    박대표는 렌트카를 운전해서 우리 일행들을 어느 지점에 내려주며 말했다.
    "길 따라 걸어가세요. 망원경이 하나 나올 때까지."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센 바람이 온몸을 밀어붙였다. 절벽 아래에서 부서지는 파도는 물보라를 하늘 높이 날려 보내고, 그 물보라는 어느새 비처럼 우리 옷을 흠뻑 적셨다.
    그 와중에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니 하나같이 제대로 트래킹 복장이다. 전문 트레킹화에  백팩, 양손에는 등산 스틱까지.
    우린 이런 여행차림으로 괜찮은 건가...심지어 나는 스커트를 입고...
    잠깐 불안해졌지만 다행히 망원경이 있는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지 않았다. 약 1.5km를 걸어 드디어 북측 전망대에 도착했다.



    사실 이곳은 일반 관광객들이 쉽게 오는 곳이 아니다. 보통은 아래쪽에서 꽤 오랜 시간 트레킹을 해야 닿을 수 있는 곳이고, 주차장도 없다. 누군가 입구를 알고 데려다주지 않으면 찾기도 쉽지 않은 숨은 전망대다.

    바람은 사진을 제대로 찍기 어려울 만큼 거셌다. 머리는 순식간에 산발이 되고, 옷은 축축하게 젖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거센 바람이 수천만 년 동안 절벽을 깎아 지금의 장관을 만들어낸 것이겠지.

    그러니 옷이 젖고 머리가 헝클어지는 것이 싫다면 집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나 '세계테마기행'을 보는 게 낫겠지. 여행은  몸으로 겪어보려고 떠나는 것이고, 또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니까.








    충분히 절경을 만끽한 뒤 우리는 다시 박대표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든 관광객들이 가는 공식 모허 절벽 전망대로 이동했다.
    주차장은 이미 대형버스들과 차들로 가득했고, 카페와 전망대를 겸한 방문자센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화장실 앞에도 긴 줄, 전망 타워에 올라가기 위해서도 계단에 줄을 서야 했다. 사진 한 장 찍으려 해도 배경에 사람이 안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이곳은 훌륭한 전망을 자랑한다.





                                                                                         
    * 위 3장의 이미지는 구글맵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실제와 거의 같음. 

    하지만 이상하게도 조금 전 우리가 만났던 모허 절벽과는 전혀 다른 풍경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바라보는 절벽과,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곳에서 마주했던 절벽은 같은 장소인데도 감동의 깊이가 달랐다.

    얼마 전 여행 광고에서 '외부관람'이라는 문구를 보았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렵게 그곳까지 갔는데, 외부관람을 한다고? 그런 여행이 아직도 수요가 있을까 싶은데도 있나보다. 그런 여행사도 있는데 한 곳을 보러와서 굳이 두 군데나 보여주는 것은 시간과 경제성을 따지면 타산이 맞지 않은 일일텐데...
    같은 모허 절벽을 다른 시점에서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두 곳을 찾아가고, 서로 다른 분위기와 감동을 느껴보게 해준 것.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여운이 남는 여행이 되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무척 길게 적었지만, 사실 모허 절벽을 본 것은 이번 아일랜드 일주 여행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는 트리니티 대학의 롱룸에서도 감동을 느꼈었고,


     BORD GAIS ENERGY THEATRE 에서는 <뮤지컬 프리실라>를 즐겼다.

       Rock of Cashel 을 배경으로 풀 뜯고 있는 양들

       글렌달록 호숫가에서의 트래킹도 좋았었고, 

     변화무쌍한 아일랜드의 날씨- 선글래스가 필요할만큼 해가 눈부신 날씨였다가 순식간에 비바람이 치곤 한다.   
                 트럼프 리조트 앞 대서양 바닷가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했던 승마- 고삐를 꽉 잡고 있느라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빗물과 콧물을  닦지도 못하고, 물에 빠진 새앙쥐처럼 젖었던 경험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모허 절벽을 보고 먹었던 맛있는 해산물 요리, 랍스터도 새우 샌드위치, 깔라마리도 모두 맛있었지만, 홍합 버터와인찜 국물에 찍어먹었던 브라운 빵의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Dunluce Castle 유적지

      5일째에 묵었던 LOUGH ESKE CASTLE Hotel


    1912년 4월10일 벨파스트를 출항해서 뉴욕으로 향하던 타이타닉은 4월 14일 밤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했고, 약 2시간 40분 뒤인 4월15일 새벽 침몰했다. 그 타이타닉이 만들어졌던 벨파스트에서 타이타닉이 충돌했던 바로 그 빙산의 형태로 만들어진 타이타닉 뮤지엄 내부가 엄청나다, 생생하게 만들어진 이 곳을 보고서 귀국 항공기에서 타이타닉 영화를 다시 보니 잘 모르고 봤을 때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리버풀에서는 비틀즈의 흔적을 따라다녔고, CAVERN PUB에서 공연을 보며 맥주도 마시고...

      리버풀 바로 근처 크로스비 비치에서 안토니 곰리의 Another Place 와 만나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지만, 원하는 것은 이루어주는 박대표님 덕분에)

     정원이 아름다웠던 영국 Tetbury 의 The Close Hotel

     3층 방 창문으로 내려다 본 모습- 아침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깨는 딴 세상. 이것이야말로 여행중 체험한 Another Place 아닌가!


     BATH 에서는 The Roman Baths 내부 관람하고, 위 사진은 BATH에 있는 North Parade Bridge.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를 생각나게 한다.

     Bibury에서 본 아름다운 정원

     코츠월드 Cotswolds





      먹기가 아까웠던 예쁜 음식

      옥스퍼드 대학





     해리포터 영화에 등장했던 이미지의 옥스퍼드 대학 학생식당


      그리고 마지막날은 런던에서 내셔널 갤러리 - 황아람 가이드와 함께 투어했다.


     윌리엄 터너<비와 수증기, 그리고 속도> 1844


     레오나르도 다빈치 <암굴의 성모 마리아> 1491/2-9 and 1506-8


       렘브란트 < 63세의 자화상 > 1669


     
    얀 반 에이크 <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 1434


      한스 홀바인 < 대사들 > 1533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열심히 봤지만, 그 많은 그림을 다 볼 수 없었고... 그래도 보고 싶었던 그림들과 만난 감격에
     몇 장만 올려본다.
     

      
    해골이 저런 형태로 보이려면 오른쪽 위에서 찍으면 된다고 한다. 일행중 한 명이 성공한 사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제각각 우선하고 싶은 요소가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국적인 풍광이, 어떤 사람은 자연 속에서의 트래킹이, 또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이, 안락하고 아름다운 호텔이...
    각각 원하는 바가 뭔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뭔지, 사전에 잘 전달한다면 얼마든지 그걸 잘 맞춰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박대표의 섬세함 덕분에 이번 여행 우리 팀은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호텔들, 잘 차려진 식사를 즐기며 하고 싶었던 여행을 잘 누렸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다음 여행을 다시 기약하는 핑계로 남겨두기로 했다. 이번에 정말 아름다운 영국식 정원을 많이 봤다. 그런 풍경으로 유명한 코트월드에 가기도 했고, 머물렀던 호텔들도 대부분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그 정원들보다 더 마음이 짠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모허 절벽에서 봤던, 거센 바람과 싸우면서도 꿋꿋했던 절벽끝에 있던 작은 꽃들이다. 그 생명력에 뭔가를 배우고 온 기분. 더 열심히 살고 싶은 기분이 된다.